"바다가 돈이 되는 시대" 충남, 13조원 규모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으로 미래를 그리다
해양쓰레기 제로화부터 블루카본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순환경제 모델 구축 나서
[충남 해양수산 미래비전 선포식]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12월 5일 당진시청에서 '미래를 품은 바다, 블루엔진 충남' 해양수산 미래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남도가 바다를 통해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2035년까지 총 13조 6,343억 원을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을 구축, 해양쓰레기 완전 제로화와 동시에 새로운 블루이코노미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5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당진시청 대강당에서 700여 명의 해양수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를 품은 바다, 블루엔진 충남'이라는 해양수산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 구축 사업이다.
과학적 데이터로 무장한 해양쓰레기 제로화 전략
[충남 해양쓰레기 분포지도]
충남연구원이 제작한 전국 최초 해양쓰레기 분포지도.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해양쓰레기 관리가 가능해졌다. (사진=서울신문)
충남의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과학적 접근'이다. 도는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해양쓰레기 분포지도를 제작, 정확한 현황 파악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2024년 11월 완성된 침적 해양쓰레기 분포지도를 보면, 충남 서해안 7개 연안 시군 해역 52개 조사정점을 대상으로 한 정밀 조사 결과, 총 12개 해역에 10톤 이상의 해양쓰레기가 침적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가 1년간 진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연안 지역에는 주로 통발과 소형 어구(그물류)가, 먼 바다에는 유자망, 닻자망, 안강망 등 대형 어구가 침적되어 있었다.
[해양쓰레기 수거 현장]
충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 현장. 도민 참여형 연안정화활동을 통해 해양환경 보전 의식을 높이고 있다. (사진=충청투데이)
2025년, 본격적인 실행 단계 돌입
올해 1월 3일, 충남도청에서는 '2024년 미래사업 충남 해양 자원순환 에코 플랫폼 구축 기초연구 결과발표 및 추진방안' 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는 지난해 수립된 비전이 실제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도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양폐기물 관리체계 구축에 나선다. '해양폐기물 없는 깨끗한 충남바다 구현'이라는 비전 하에 2050년까지 해양쓰레기 완전 제로화를 목표로 5대 추진전략과 12개 추진과제, 36개 세부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5대 추진전략은 다음과 같다:
△발생 예방
△수거‧운반 체계개선
△처리‧재활용 촉진
△관리기반 강화
△도민 인식 제고
순환경제 생태계의 핵심, 폐어구 자원화
[가로림만 해양생태공원 조감도]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감도.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과 연계되어 종합적인 해양생태계 관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사진=서울신문)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의 핵심은 단순한 쓰레기 수거가 아니라 '자원화'에 있다. 특히 해양쓰레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폐어구의 순환경제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충남도는 이미 도내 6개 기관과 폐어구 자원순환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조업 중 발생하는 폐어구는 자율적으로 회수되어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충남연구원에서는 폐어구 전용 투명마대 1만매를 제공하여 체계적인 수거를 지원하고 있다.
도는 또한 관리인이 배치된 항포구별 폐어구 전용집하시설 확대, 통발어업 및 대량어구 사용 어업선박 관리체계 구축, 폐어구 전용 집하장 운영을 통한 재활용 기반 확충, 어업인 중심 자율관리 유도 등의 관리방안을 단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블루카본과 연계된 종합적 해양생태계 조성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은 단독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충남의 블루카본 생태계 구축 사업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블루카본 관련 주요 사업들:
충청권 블루카본 생태계 구축
블루카본 후보군 국제사회 인증 제안·공론화 선도
해양 탄소흡수원 지원세 도입
블루카본 실증 연구센터 설립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블루카본은 산호, 염생식물, 잘피 등 연안 서식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하는 해양 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로,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높은 탄소 흡수력을 가지고 있다. 연간 탄소 흡수 총량은 육상 산림 생태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카본 생태계 조성 계획]
충남도가 추진하는 블루카본 생태계 조성 계획도.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과 연계하여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 (사진=농수축산신문)
체계적 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충남도는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제도적 기반도 탄탄히 구축했다. '충남도 해양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해양폐기물관리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당연직 위원인 해양수산국장, 해양정책과장과 위촉직 위원 8명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해양폐기물 관리 시행계획을 심의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올해 1월 22일 개최된 제1회 해양폐기물관리위원회에서는 2025년 시행계획에 대한 심의와 함께 관리체계 개선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국비 확보를 통한 사업 가속화
[해양쓰레기 분포현황 조사]
충남연구원이 실시한 해양쓰레기 분포현황 조사 모습.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 접근이 국비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충청일보)
충남도는 과학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국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간 용역자료를 활용해 '해양 침적 폐기물 10톤 이상 대상지역'을 해양환경공단과 한국어촌어항공단에 정화사업 희망 대상지로 제출했다.
장진원 도 해양수산국장은 "기존 실시한 육지부(연안), 도서(섬) 지역 해양쓰레기 실태조사 결과를 국비확보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어업인을 중심으로 한 자율관리 유도를 위한 교육·홍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적 파급효과, "바다가 돈이 되는 시대"
[해양산업 발전 계획]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해양수산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35년까지 어가 소득 연 8,200만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워터저널)
충남도가 제시한 2035년 목표 수치는 가히 혁신적이다. 어업 총생산량 연 21만 톤, 수산물 수출 3억 달러, 어가 소득 연 8,200만 원, 항만 물동량 6억 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2035년 충남의 바다는 단순한 관광개발이 아닌 지속가능한 해양경제 모델을 구축하여 충남의 해양 경제지도가 새로 쓰여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을 통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다음과 같다:
직접적 효과:
해양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산업 육성
폐어구 자원화를 통한 새로운 소재 산업 창출
해양환경 관리 관련 일자리 창출
간접적 효과:
청정 해양환경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 활성화
수산업 생산성 향상을 통한 어업인 소득 증대
블루카본 생태계를 활용한 탄소 크레딧 시장 참여
어업인 중심의 상향식 접근, 성공의 핵심
[어업인 참여 해양정화활동]
어업인들이 참여하는 해양정화활동 모습. 상향식 접근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이론경제)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어업인 중심의 자율관리 체계다. 톱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닌 보텀업(Bottom up) 접근을 통해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전상욱 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양폐기물 문제는 환경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주민의 삶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과제"라며 "위원회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해양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모델로 발전 가능성
충남의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은 국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체계적 접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순환경제 원리의 적용, 블루카본과의 연계 등은 세계 어느 해안 지역에서도 적용 가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해양환경 보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남의 모델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전 과제와 향후 전망
물론 도전 과제도 있다. 13조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의 안정적 확보,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지속적인 협력 유지, 기술적 난제 해결 등이 그것이다. 특히 해양쓰레기의 완전한 제로화는 기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충남도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그리고 강력한 추진 의지를 고려할 때 성공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특히 2025년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다가 돈이 되는 시대"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제시한 이 비전이 현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양자원순환 에코플랫폼을 통해 충남이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해양순환경제의 모델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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